세간에 '안녕들 하십니까' 돌풍이 분 지 얼마 안된 시점에
윤락여성이 쓴 대자보가 붙고,
이 대자보의 정당성에 대한 전쟁같은 논란이 일게 된다.
'불법으로 몸 팔아 벌어먹는 년이 무슨 자격으로 글을 쓰는가'라는 엄격주의자와
'자유로운 소통공간을 만들어보자는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는 품위있는 반응을 보여주자'는 사람들과
'철도파업과 의료민영화같은 거국적인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'는 목적주의자까지
폭풍이 몰아친 것 처럼 게시판이 뜨거운 가운데
역시 김치국의 냄비근성은 본질을 잃고 보글보글 끓는다
내가 보기에 '안녕들 하십니까' 가 가지는 컨셉은
우리의 안녕하지 못한 현실에 영향을 주는 사회의 구조적 부조리를
다 같이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고
그것이 주제가 무엇이 되었든지
사회의 구조적인 부분과 연관을 이끌어 낼 수만 있면 공공의 소통이 가능했기에
지금의 큰 반향을 이루어냈다고 판단이 되는 것이다
게시판의 암묵적인 룰은 그 원인에 대해 작성자가 결론을 내리면 안된다는 것
논의에 대한 권한을 다른 사람들에게 '내어주는 것'이
이 현상의 아름다움이라 하겠다
예를 들어 "월요일날 기차타고 출근하는데 기차가 연착되어서
지각하고 상사한테 박터지게 깨지는 바람에 안녕하지 못합니다"
그러면 사람들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겠지
'등신이 지옥의 월요일에 출근을 하려면 기차역이 열 때부터 앞에서 기다렸어야지' 라던가
'철도노조가 파업이라는데 그것과 관련있는거야?' 나
'철도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은 철도 민영화와 관계가 있는 거라고 들었는데,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'
같은 논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다.
윤락직업여성이 글을 썼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
누군가가 똥을 선물로 준다고 해도 요즘은 받지 않으면 그만인 시대 아닌가
교양있는 지식인들이 해야할 일은 자작나무 타는 냄새가 가득한 이 글에서
'과연 윤락직업여성을 통해 알 수 있는 사회 구조적인 모순이 무엇인가?'를 논의하는 것이다
그것이 여성 자신의 문제일 수도 있고,
여성을 돈 주고 사는 남자의 문제이기도 하고
그러한 여성이 성을 팔아 살 수 밖에 없는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
부정선거의 증거가된 2200만 댓글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의미는
국정원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쉽게 분노하고 이성을 잃어버린 후 상황을 포기하는 성향을
너무나도 잘 간파했다는 데 있다
뭔 일만 일어나면 병신들이 다 회광반조를 하고 날뛰고 지랄이여